전서아2016~ 프로젝트 하자 작ㆍ연출
2014 중앙대학교 미디어공연영상대학 연극영화학부 연극학과 졸업
작ㆍ연출
2025 <청송><미스터리소녀클럽><커튼>
2024 <커튼>
2023 <240 245><무루가 저기 있다>
2022 <240 245>
2021 <커튼>
2020 <인어>
2019 <안녕 2>
2018 <오르막길의 평화맨션><어제는 있었는데 오늘은 없는 사람>
2017 <잊혀지는 것>
2016 <잊혀지는 것>
극작
2023 <비밀의 화원><오르막길의 평화맨션>
2021 <240 245><오르막길의 평화맨션>
2017 <안녕>
전시 구성ㆍ연출
2021 관객참여형 전시 <여성, 몸, 수치심 그리고 단절과 연결>
2019 화학작용4 : 관객참여형 전시 <먼지는 다 할 수 있어>

심사평
공연예술부문 심사위원 4인은 2025년 제16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로 전서아 작가 겸 연출가를 선정한다.
전서아는 ‘프로젝트 하자’의 작가 겸 연출가로 여성, 퀴어,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로서 경계에 선 자들의 경험과 이야기, 감각을 무대화 하는 작업에 집중해 왔다. 더불어 다양한 공연 형식을 시도하며 대중적 설득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데뷔작인 <잊혀지는 것>(2016/2017)을 시작으로, <안녕>(2017), <오르막길의 평화맨션>(2018/2021/2023), <안녕 2>(2019), <240 245>(2021/2022/2023), <커튼>(2021/2024/2025), <무루가 저기 있다>(2023), <비밀의 화원>(2023) 등의 연극 공연은 물론, 《먼지는 다 할 수 있어》(2019), 《여성, 몸, 수치심 그리고 단절과 연결》(2021)에서는 관객참여형 전시 공연에도 도전하고 있다.
전서아는 연극 무대로 옮기기 어려운 사적이고 내밀한 삶의 경험과 몸의 감각을 무대화 한다. <오르막길의 평화맨션>은 레즈비언과 바이섹슈얼의 예민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상처를, <커튼>에서는 4인 여성의 내적 세계와 감각의 차이를 탐색했다. 하지만 전서아의 고유성은 이러한 개인의 내밀한 기억과 감각, 경험을 ‘우리’의 서사로 전환하는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속삭임이나 귓속말 같은 목소리가 마침내 무대 위 커다란 메아리나 함성을 만들어낸다. 관객들에게 작은 질문을 던지고 그들을 질문 속으로 끌어들이며 마침내 그들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당사자 되기’의 상황을 탐색한다. <커튼>의 경우 한 사람씩 개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극이 결국 대화를 이루고 관객과 함께 여성 전체의 연대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때문에 그의 연극은 언제나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삶과 허구, 현실과 극장 사이에 걸쳐 있다.
이러한 고유성은 전서아 작업의 특징으로 연결되는 바, 이분법의 경계로 나눠질 수 없는 삶의 순간들, 경계선 위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모호한 감각들, 언어가 없고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상황들을 선명한 이미지를 통한 이름 부여하기의 무대로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명료하고 자명해 보이던 경계선은 전서아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탐색된다. <240 245>는 중국에서 자라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하는 경계인 박은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혹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배우라고 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예술가로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려내며 경계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끌어냈다.
작가이자 연출가로서 전서아가 지닌 힘은 동시대 창작자들과 작품을 나누는 새로운 공연방식을 제안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전서아는 자신의 대부분의 작품을 크레딧을 바꿔가며 재공연 한다. 공연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개인 창작품으로 독점하지 않고 함께 나눌 문제로 공동화하는 것이다. <오르막길의 평화맨션>의 초연(2018)은 전서아가 쓰고 연출했고, 재연(2021)은 심지후가 연출했고, 삼연(2023)은 강윤지가 연출했다. <240 245>의 경우 초연은 전서아 작, 박은호 연출로 무대화 되었지만, 재공연에서는 전서아의 연출로 크레딧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전서아는 인터뷰이였던 박은호의 사적 경험과 이야기를 보호하는 동시에 공적인 것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전서아는 무대를 아는 극작가가 희귀한 한국 연극계에서 작가로서 소중한 존재이다. 글솜씨는 좋으나 무대 글쓰기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한 대본이 양산되는 상황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 일상의 경험에 천착하는 시선을 단단하게 받쳐줄 수 있는 필력을 보여주고, 그것이 여유와 유머를 통해 관객들을 공연 안으로 끌어들인다. 다만 사회적 소수자 혹은 경계인의 삶을 다루는 최근의 공연이 흔히 빠지는 덫, 즉 당사자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팬덤의 무대로 축소되거나 당사자성에 내포된 주관화의 덫을 성찰하지 않는다는 점은 전서아 역시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시의성을 지닌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 그 주제 내용만으로 격려 받는 상황에 매몰되지 말고, 그것을 담아낼 예술적 형식 곧 연극적 형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길 권한다. 연극무대의 무거운 공적 책무에 답하려 한다면 당사자 되기로 확장되는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과 시도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 믿으며, 제16회 두산연강예술상 심사위원 일동은 전서아의 앞으로의 작업을 응원한다.
심사위원 강량원 김기란 김옥란 이성곤
제16회 두산연강예술상 브로셔 다운로드(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