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lets of Aspergers Type I
2008 레진에 유채 29×32×122cm

두산갤러리에서는 7월 29일부터 8월 26일까지 최수앙 작가의 개인전 ‘Islets of Aspergers’를 개최한다. 최수앙은 ‘vegetative state(식물인간)’, ‘pruritus(가려움증)’과 같은 병리학적 제목의 전시에서 억압된 현대사회 안의 개인들의 모습을 변형, 왜곡된 인체조각으로 보여주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최수앙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나가면서, 개개인들이 내면에 억압되고 감추어진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소통의 단절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Aspergers는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을 지칭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과 같은 언어적 장애는 없으나, 특정한 한 가지 주제에 집착하여 한 부분의 능력만 특별히 발달하고 사회적 상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증상을 나타낸다. 최수앙은 현대사회에서 홀로 고립되고 소통이 단절된 개인의 모습을 각자가 숨기고 싶어하는, 내면에 억압된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은 것으로 바라본다. 각자가 사회적 시스템에 맞춰나가기 위해, 혹은 개인적 욕망을 위해 억압하고 감추고 싶은 욕망은 신체의 한 부분이 확대되고 왜곡된 다양한 조각들로 형상화된다. ‘Islets of Aspergers’는 결국 이러한 감춰져 있는 하나하나의 욕망을 나타내면서 이로 인해 섬(islet)처럼 고립될 수 밖에 개인의 모습이며 동시에 전체로써 인간이 가지는 여러 욕망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 작품에서 하나하나의 욕망의 모습은 거칠고 간략한 신체와 대비되는,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세밀한 극사실적 표현의 한 부분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부각된다.
이번 전시에서 최수앙은 현대 사회 속에서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홀로 고립되는 개인들의 모습과 그 원인을 나름대로 진단한다. 그리고 이 모습들을 감추지 않고 밖으로 표출시킴으로써,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대면함으로써 소통의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