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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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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Ⅰ- 최희승

2023.04.29

세미나 - 시적 언어로서의 전시: 최희승

 

 

최희승 큐레이터는 시적 언어로서의 전시라는 제목으로 그의 전시 방법론을 소개했다. 확언하지 않고 닿지 않는 공백의 영역을 지키는 전시. 그럼으로써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그 공백을 채우도록 혹은 공백 사이를 유영하도록 만드는 전시가 바로 그것이다. 감상자에게도 시적 언어로서 전시가 작용하게 하는 동시에 그가 기획을 대하는 태도 또한 시인과 같았다. 그는 작가를 낱말로 삼아 전시 공간에서 작품 간의 행간을 맞추고, 감정에 호소하지 않지만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최희승 큐레이터가 기획한 눈은 멀고(2023)Rain Reading(2021)시적 언어로서의 전시라는 전시 방법론을 적확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허리춤에 마련된 주머니에 작가를 소중히 간직했다가 전시라는 형태로 꺼내어 내보인다는 전시 기획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자신에게 가장 귀한 것을 보물상자에 고이 보관하다 자랑하려고 내보이는 어린아이처럼, 전시 기획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도 투명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방법론과 태도에 관한 그의 경험을 소개하며 최희승 큐레이터는, 작가마다 매체, 형식, 내용 등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모두 다르듯, 전시 기획자 또한 그 자신만의 전시 기획 방법론이 있으며 또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이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에서의 여정을 예시하는 것만 같았다.

 

- 유승아 (DCW 2023)

 

 

 

첫 세미나 주제였던 전시방법론으로서 시적 언어로서의 전시에 대해 생각해본다. 시적 언어로서의 전시는 자리, 공백, 거리, 틈을 만드는 일 같다. 이때 이 작품과 저 작품 사이의, 작가-기획자-관객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 꼭 붙어 있지 않기에 각자의 호흡대로 숨 쉴 수 있고, 자신이 가진 생각을 꺼내 펼쳐 보일 만하다. 확정짓지 않은, 단언하지 않는, 모호한 보여주기/말하기 방식을 취하는 시적인 전시는 그 알 듯 말 듯 한 방식으로 인해 기획자의 의도 너머까지 나아가 볼 수 있다. 더 많이 보여주고, 더 자세히 설명하고, 더 세세한 지침을 가할 때 그 의미가 증폭되는 전시가 있는가 하면, 덜 말하고, 덜 보여주고, 덜 가리킬 때 더 멀리 뻗어나가는 전시도 있다. 한편, 전시를 시의 영역과 맞대어 바라보게 되면 전시장에 놓인 기획의 글과 작품 설명은 일견 시집의 끝자락 수록된 시집의 해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은 전시를 볼 때 전시장에 놓인 핸드아웃을 전시 관람 전에 읽지 않고 전시 관람을 끝마친 후 마지막 순서에 읽곤 하는데, 이 순서가 시집의 해제를 시보다 먼저 읽지 않는 일과 유사하다고 느낀다.

 

- 이상엽 (DCW 2023)

 

 

 

언어'라는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기획자의 언어는 작가라는 낱말을 통해 생성된다. 최희승 큐레이터의 지난 전시 몇몇을 만드는 과정과 큐레토리얼 어프로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전시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과 완결을 시적이라고 표현했다. 전시는 짓는 일은 둥글고, 모나고, 빛나고 으스러진 구슬을 찾아 꿰어내는 일이라고 믿는 편이기에 를 짓는 일과 어느 구석이 닮아있다고 느낀다. 각자가 주워 담은 낱말이나 작품들이 다르기에 특별하고 간혹은 닮은 전시가 일어난다. 기획자가 전시를 대하는 태도나 온도, 거리감이 그를 읽어내는 독자 혹은 관람자에게 가서 닿는 방식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내가 가진 주머니에 손을 넣어 꼼지락거리며 어떤 구슬을 꿰어왔고 또 수집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 이지언 (DCW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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